[연대]뚜안 님의 안식을 빕니다. 유가족들에게 깊은 위로를 보냅니다.

대구여성노동자회
2025-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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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28일 성서공단 SJ오토텍 제조업공장에서 일하던 25세 베트남 여성 뚜안이 정부의 합동단속을 피해  있다 추락해서 사망했다. 일한 지 2주만에 발생한 일이다. 뚜안은 25년 2월 계명대학교 국제통상학과를 졸업하고 대학원을 준비 중이던 청년이었다. 이주민 체류비자는 세분화되어 280종이나 된다고 한다. 취업을 할 수 있는 직종은 비자별로 제한적이다. 생계를 위해 비자가 제한하는 직종에 취업을 하는 순간 불법이 된다. 뚜안은 유학생비자(D2)에서 구직비자(D10)으로 변경한 상태였다. 구직비자로 취업이 가능한 일자리는 시간제 일자리나 전공을 살린 일자리만 가능하다. 그러한 일자리는 뚜안이 찾기에 힘들었고, 대학원 학비와 생활비 마련을 위해 제조업 공장에서 일할 수밖에 없었다. 이주노동자들이 취업할 수 있는 일자리는 선주민들이 꺼려하거나  고된 일자리이다. 그럼에도 단속에 잡히면, 기록으로 남아 비자를 연장할 때 불이익을 받거나 추방당할 수 있기 때문에 이주노동자들은 단속을 어떻게든 피하려고 한다. 뚜안은 공부를 더해서 한국과 베트남을 잇는 무역일을 하고 싶었다고 한다. 꿈을 이루려면 일을 해야했다. 강제단속에 걸리면 그간의 노력이 물거품이 될지도 모를만큼 무서운 일이었다.


한국은 대학들에 외국인 유학생들을 적극적으로 유치하도록 독려하면서도 살기 위해 일할 권리는 제재하고 통제한다. 취업비자를 갖고 있다 하더라도 직장과 지역이동을 제한하는 고용허가제로 이주노동자의 인권을 침해하는 일이 허다하게 벌어지고 있는 현실이다. 임금을 떼이고, 괴롭힘과 성희롱, 폭행을 당하고, 장시간 노동의 힘듬으로 작업장을 벗어나는 순간 ‘불법체류’로 떨어지고 만다. 법무부는 ‘미등록 이주노동자는 범죄자’라는 시각으로 지역마다 실적할당량을 세워놓고 토끼몰이식 강제단속을 벌인다. 뚜안의 사망은 어쩌다 발생한 사고가 아니라,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는 폭력이고, 살인이다.  뚜안 아버지가 묻는다. 

“가족을 위해, 자기꿈을 위해 일한 게 왜 죄가 됩니까, 가난한 사람은 일하면 죽어야 합니까” 라고.

선주민이든 이주민이든 노동자는 필요할때만 쓰다버리는 소모품이 아니다. 일하다 죽어도 되는 사람은 없다. 노동자의 생명과 존엄은 어떤 조건에서도 차별없이 지켜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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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뚜안대책위_용산대통령실 앞 피켓팅(좌) / 12월 29일~ 26년 1월1일까지 청와대 앞에서 뚜안 아버지와 대책위 활동가들이 108배를 진행중이다.(우)


뚜안이 사망한 우리 지역에서는 '뚜안 사망사건 진상규명과 강제 단속 중단을 위한 대구·경북공동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를 구성하였다. 대구여성노동자회도 대책위에 참가하여 연대를 이어가고 있다. 현재 진상규명과 정부의 사과, 강제단속 중단을 요구하며 용산 대통령실 앞과 대구출입국외국인사무소 앞에 농성장을 꾸렸다. 법무부는 뚜안의 사망 이후에도 적법한 절차에 따라 이루어진 단속이라며, 여전히 강제단속을 중단하지 않고 있다. 11월 26일 대책위에서는 자체 진상조사단을 출범하고 12월 23일 중간보고회 자리를 가졌다. 12월 29일 성명서를 통해 중간보고회로 드러난 진실과 문제점, 앞으로의 과제를 밝혔다. 대책위 명의로 나온 성명서 전문을 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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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뚜안대책위


[성명서]

강제단속이 없었다면, 뚜안의 죽음도 없었다

출입국 단속차량 톨게이트 기록으로는 규명할 수 없는

뚜안 사망의 진실을 밝혀 또 다른 희생을 막아야 한다


지난 10월 28일, 법무부 강제단속 과정에서 뚜안님이 목숨을 잃은 지 두 달이 지났다. 이 참극은 한 이주민의 실수이거나 불의의 사고가 아니라, APEC을 앞두고 기획된 정부합동단속 정책과 실적채우기 단속행정, 대구출입국·외국인사무소의 불법적이고 장시간에 이른 강제단속이 초래한 결과다. 그러나 법무부는 뚜안의 죽음을 개인의 과실로 치부하며 적법한 단속이었다고 주장했다. 사건 초기 법무부는 “대구출입국·외국인사무소는 적법절차를 준수해 단속을 시행했고, 현장 안전요원을 배치”했으며, 사망자는 “단속이 종결된 사실을 모른 채 과실로 추락사했다”고 발표했다.

 

뚜안 사망의 원인을 무엇으로 보는가에 따라 이후의 대응과 대책은 판이하게 달라진다. 사망사건을 개인의 과실로 발표한 법무부는 사고 후에도 사과 한마디 없이 정부 합동단속을 이어갔다. 사망에 직접적인 책임이 있는 대구출입국·외국인사무소 역시도 사망사건 이후로도 강제단속을 지속했다.

이에, 뚜안사망대책위는 사고 초기부터 정부에 유가족과 대책위가 참여하는 진상조사를 요구해왔으나 이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11월 26일, 대책위 차원의 진상조사위원회를 출범시키고 대구출입국과 법무부, 수사 중인 성서경찰서에 관련자료 공개를 요구하였으나 제대로 이행되지 않아 기초적인 사실관계 확인조차 어려웠다.

 

진상조사위원회는 국회의원실을 통하여 일부 자료를 확보하고, 119출동기록 및 사업장 인근 관제센터를 통한 CCTV자료, 단속당일 현장에 있었던 뚜안의 동료와 지인들 인터뷰를 통해 제한적이나마 그날의 사건을 들여다볼 수 있었다. 법무부가 밝히고 있는 단속 시간과 단속 과정, 적법절차 준수, 인권교육과 안전조치에 대해 어느 것 하나 법무부의 설명과 일치하는 것이 없었다. 대책위는 12월 23일 진상조사 중간보고회를 통해 뚜안의 사망 당일 단속의 전 과정에 걸쳐 의혹과 문제를 제기하는 한편, 그것이 정부의 실적 위주의 단속행정, 물리력을 동원한 강제단속에 따른 결과라는 사실을 알렸다.

 

대구출입국·외국인사무소가 시행한 인권교육은 교육이라고 하기 민망한 수준의 메모 공유에 불과했고, 단속 과정에서 미란다 원칙 미고지, 단속반원의 신분 미제시, 동의 없는 휴대폰 압수, 체류자격 확인 없이 수갑채워 연행, 수갑 착용 상태로 차량내 장시간 방치, 명단 인원에 대한 장시간 추적단속과 토끼몰이식 단속이 이루어졌다는 것을 의원실을 통한 제한적인 자료와 현장 이주노동자들의 증언을 통해 확인했다. 「출입국사범 단속 과정의 적법절차 및 인권보호 준칙」은 전혀 지켜지지 않았고, 안전요원 7명의 존재는 안전을 위한 조치가 아니라 도주로를 차단하고 사방이 포위되어 있다는 공포심을 유발하려는 조치에 가까워 보였다. 뚜안이 숨어있던 세 시간여 동안 동료, 지인에게 보낸 메시지에는 “너무 무섭다”는 글이 여섯 번이나 등장했다. 공포에 근거한 장시간의 추적 단속이 뚜안 사망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었을 것임과 관제센터 CCTV에 등장하는 차량에 근거해 출입국 단속차량의 철수시간이 뚜안의 사망시각 이후일 가능성도 제기했다.

 

그러자 법무부는 12월 24일자 보도설명자료를 통해 “대구출입국 단속 차량과 직원은 사망 발생시간 전 업체에서 철수”하였다는 사실만을 강조하며 단속 차량별 톨게이트 통과 시간을 공개했다. 사전 인권교육의 문제, 단속과정 불법행위의 문제와 인권준칙 위반사항, 장시간 단속행위가 이루어진 이유, 단속계획서에 담겼다는 안전조치 내용, 이어지는 부상과 사망에도 강제단속을 시행하는 이유와 그에 대한 책임에 대해서는 아무런 설명이 존재하지 않았다. 단속차량의 철수 시각이 사망사건 이전이었다는 점만을 부각하였고 다른 주요한 문제제기에는 모두 침묵하는 무책임한 태도였다.

 

우리는 지금까지 진행한 진상조사 과정에서 정부가 감축목표로 세워 강조하고 있는 ‘불법체류자’가 아닌 법무부의 불법적인 공권력 사용과 단속 행위, 고용주들의 불법적 인력파견과 사용, 근로기준법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과 같은 이주노동자를 향한 각종 불법행위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주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고, 노동력을 착취하는 구조를 뚜안의 죽음을 통해 확인하면서, 우리는 무엇이 진짜 불법이고 처벌받아야 하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법무부가 지금 투명하게 공개하여야 하는 것은 단속차량의 톨게이트 기록만이 아니라 단속계획서, 사전조사보고서, 단속현장 채증영상, 단속관련 내부지침 및 성과평가 자료 등 진실을 파악하기 위한 모든 관련 정보들이며, 그날의 단속과정에 대한 늦었지만 진실한 보고이다.

 

법무부가 단속 사망사건을 개인의 과실에 따른 사고라 치부하고 진상규명의 핵심 자료들에 대한 제출을 거부하며 진실을 은폐하려고 한다면 뚜안이 사망에 이르게 된 구조적 문제와 국가의 책임을 제대로 규명할 수 없다. 우리는 유족과 대책위가 참여하는 독립적이고 투명한 진상조사를 통해 뚜안의 사망 원인을 철저히 규명하고, 책임자를 엄중히 처벌하며, 재발 방지를 위한 실질적인 제도 개선을 이끌어 낼 것을 정부에 다시금 촉구한다. 정부의 강제단속 과정에서 이주민이 다치고 죽는 비극은 더 이상 없어야 하기 때문이다.

 

2025년 12월 29일

故뚜안 사망사건 진상규명과 강제단속 중단을 위한 대구·경북 공동대책위원회 진상조사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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