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소식]대구지역 여성노동운동이 이어지는 곳, 공간 ‘레퓨지아’ 함께 만들어요!

대구여성노동자회
2025-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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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여성노동자회는 2015년까지 중구 종로에 있다 그해 10월, 지역공동체에 기반한 활동을 꿈꾸며 이곳 평리동으로 이사왔습니다. 뜻있는 분의 무상 공간대여로 카페를 운영하며, 리싸이클링사업도 하고, 주민대상 프로그램도 열었어요. 5년동안 유지를 하다 사업과 맞지 않는 주변환경과 줄어든 상근인력, 코로나 시기를 지나면서 정리를 했답니다. 그러나 카페로 활용했던 공간을 비워두기에는 아까운 점이 많았어요. 23년부터 회원들의 도움으로 공간을 정리하고 마당에는 벽화도 그리고 꽃들도 가꿔 조금씩 변모했습니다. 현재는 회원소모임, 내부행사 등으로 이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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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대구여성노동자회   모습>


이번에 공간개선으로 25년 하반기 한국여성재단 코어지원사업에 선정되어,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고 있습니다. 

이름하여 '대구지역 여성노동운동이 이어지는 곳, 공간 레퓨지아 만들기' 

문화비평가 손희정선생님의 『손상된 행성에서 더 나은 파국을 상상하기』에서 아이디어를 얻었어요. 레퓨지아는 라틴어에서 나온 말로 기후변화, 인간 활동, 대멸종 같은 큰 환경변화 속에서도 특정 생물종이 살아남을 수 있는 안전한 서식지를 뜻합니다. ‘피난처, 안식처’라는 본래 의미에서 확장돼, 인간이나 문화가 보존되고 회복되는 장소를 비유적으로 지칭한다고 하네요.

 

12.3 비상계엄령 이후 광장이라는 공간에서 여성을 비롯한 소수자들의 목소리가 다양하게 분출했습니다. 광장에서 그들의 목소리가 나올 수 있었던 것은 그곳이 안전한 공간으로 여겨졌기 때문이겠지요. 광장이 닫히고 대구에서 ’이후 광장‘ 이란 주제로 집담회가 열렸는데요. 참여자들은 ’‘광장이 닫히자 갈곳을 잃은 것 같다, 어디로든 연결되고 싶다, 연결될 곳을 찾고 있다, 광장과 같은 공간이 많이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얘기했습니다.

 

대구여성노동자회는 일상적으로 평등의전화 상담 공간을 통해 직장에서 위기에 처한 여성들의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주고 해결방안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회원들은 다양한 소모임과 재능기부 프로그램, 회원행사 등을 통해 스스로 성장하고 서로 치유자가 되는 공간으로 본회를 찾고 있습니다.  나아가 안전하고 해방된 물리적 공간을 만들어 여성노동자회가 지향하는 성평등한 노동세상을 일상적으로 실현해 보고자 합니다. 손희정선생님은 책에서

 

우리가 필멸의 동물임을 인정한다면, 그런 우리가 “잘 살고 잘 죽는 한가지 방법”은

 이 망가진 세상에서 생명들이 기거할 수 있는 ”피난처(레퓨지아)를 재구축하고, 

부분적이며 강력한 생물학적-문화적-정치적-기술적 회복과 재구상을 가능하게 하는 힘들에 합류하는 것“이다(34쪽)

 

라며, 인간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상상력으로 피난처를 만들고 그러한 힘들에 연결되도록 애쓰는 것이 더 나은 파국을 위한 우리의 태도라고 말했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회복력을 담지한 물리적 공간'인 레퓨지아를 만들고 확장시켜 나가는 일을 우리가 가진 공간을 통해 꿈꿀 수 있다면 설레지 않나요?  

함께 책을 읽고 나누는 일, 누군가 위기에 처해 있을 때 달려올 수 있는 곳, 여기에 오면 안전하고 행복하다고 느끼는 곳, 고양이들이 밥을 먹으러 찾아오고 때가 되면 기다리고, 꽃은 나비와 벌을 부르고, 질긴 생명력으로 퍼져나가는 마당의 담쟁이와 해마다 어김없이 피어나는 할미꽃과 금낭화 등을 지켜볼 수 있는 곳, 우리가 살리려 하는 이 공간이 피난처이고 더 나은 파국을 상상할 수 있는 곳이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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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위원들이 생각하는 우리 공간의 좋은 점, 아쉬운 점>


12월 초 1차 운영위원 워크숍을 진행하며 우리 공간에 대한 좋은 점, 아쉬운점을 적어보고 공간에 대한 다양한 상상을 모아보았습니다.  앞으로 공간TF팀을 구성하여 논의를 구체화시켜 나가려고 합니다.  광장의 여성·소수자들이  떠들고, 설치고, 목소리를 낼 일상적 공간  '레퓨지아‘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여성노동자들이 직장에서 겪는 차별에 대해 함께 이야기나누고, 싸워나갈 힘을 얻는 공간이면 더 좋겠습니다.

공간이름부터 공간을 활용한 사업, 공간디자인까지 목소리를 보태고 싶다면 언제든지 환영합니다. 

우리들의 안식처 ’레퓨지아‘ 함께 만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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